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2-05-23 14: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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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추모비 앞이다.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헌화를 하던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1913~1992) 총리는 무릎을 꿇는다. 이럴 때 숨멎이라 한다. 헝가리의 뉴스 캐스터는 이렇게 말문을 연다.
“무릎을 꿇은 것은 브란트 한 사람이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민족이다”
미리 계획된 이벤트가 아니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총리의 돌발영상(?)이었다. 왜 무릎을 꿇었느냐는 질문에 브란트는 답한다.
“헌화를 하는 순간 머리를 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폴란드 총리는 그날 브란트를 끌어안고 통곡했다. 그는 나치 강제수용소 생존자였다.
어제 이제 막 부임한 CBS 김진오사장과 그 일행이 하이패밀리를 찾았다. 검은 넥타이가 내 시선을 끌었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정인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제야 검은 넥타이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이어 정인이를 보고 싶다고 했다. 김사장은 정인이 와비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울었다. 서서도 울었다. 한 번 터진 흐느낌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깊이 울었고 울음은 길었다. 그는 ‘정~인아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 울음소리가 햇살을 가르며 하늘로 올랐다. 함께 동행했던 최문희 TV본부장, 박성석선교국장, 김양선부장도 같이 무너져내렸다.
나는 똑똑히 보았다. 그들의 속죄하는 마음과 다짐하는 결심을. 그리고 말할 수 있다.

“무릎을 꿇은 것은 김진오사장이지만 일어선 것은 CBS이고 한국기독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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