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6-07 09: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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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틈나는 대로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간다. 핸드폰을 그만 두라고 실랑이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재미를 주면 되는 걸 알아서다.

“애들아, 우리 숲에 가서 ‘해먹’할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제각기 순번도 정할 줄 안다.
“민율이가 먼저 하라고 하세요. 그 다음 차례는 저예요.”(시온)
어떻게 놀아야 한다고 일러줄 필요도 없다. 흔들었다가 멈추었다가 줄을 풀었다 늘렸다 알아서 논다. 그러다가 삽자루를 찾아 달란다. 기꺼이 삽을 찾아준다. 어제 오후, 하율이는 골을 내고 물을 막았다. 끝내 물길을 돌려놓는다. 자신이 뿌듯하기 짝이 없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다.
“욕조나 길 위에 고인 웅덩이의 물을 바라보는 재미가 어린이를 물리학자로 만드는 것이다.”
하물며 보(洑)를 쌓았으니 엄청난 일을 한 것이 아닌가?
설교준비를 해야 할 토요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나는 이곳저곳 청소를 한다.

나도 점점 어린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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