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4-28 08: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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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언덕받이에 미나리 밭이 있었다. 아내는 미나리를 뜯어다 전을 부친다. 어떤 날은 샐러드를 만들어 식탁에 올리기도 한다. 향이 예사롭지 않다. 아내는 늘 말했다. ‘이래서 자연산이라니까

아내는 미나리와 고사리를 뜯어오는 낙으로 산을 올랐다. 그렇게 아끼던 미나리가 어느 해 사라졌다. 사라진 미나리를 아쉬워하던 아내가 소리쳤다.

여보, 미나리다.”

아내의 소리가 내 귀에는 심 봤다는 소리로 들렸다. 하이패밀리 초입의 연못에 피어나고 있더란다. 큰 비바람에 떠밀려 왔던 것일까? 엊그제는 며느리와 함께 소쿠리채 뜯어와 미나리 요리 학습을 하고 있었다. 미나리는 약용음식이라는 거다. 하긴 내 어머니도 미나리를 그렇게 좋아하셨다.

원래 미나리는 메인 요리가 아니다. 다른 요리에 곁들였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식재료다. 복어 국물에 넣으면 풍미를 더한다. 삼겹살에 곁들이면 누린내를 없애준다. 봄 땅의 흙 내음과 시냇물의 은근한 향이 있다.

미나리는 자식과 지아비를 돋보이게 하던 내 엄마를 빼 닮았다. 어제 밤은 아내와 함께 오스카상의 영예를 안은 <미나리> 영화를 보았다. 수상식에서 했던 윤여정님의 한 마디가 귓전을 울렸다.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러고 보니 미나리는 우리네 엄마들이 식탁에 올린 응원가였다.

연못에서 피어나 아침 밥상에 오른 미나리 모습이다. 오스카상은 윤여정이 거머쥐고 미나리 성찬(聖餐)은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들이 받고 있는 거 아닌가? 우리 모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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