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7-09 1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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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밀리는 양재동 시대를 접으면서 양평에 둥지를 틀었다. 25주년 기념건물이었다. 이름을 지어주어야 했다. 고심 끝에 ‘W-zone’이라 했다. 사람들이 묻는다. ‘W’는 무슨 뜻이냐고.

답해준다. 어떤 이에게는 Way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Wish, Worship그리고 with도 있다고. 모든 이들에게 각자의 W를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건물을 짓는 일은 쉽지 않았다. 돈 걱정, 민원, 인부들과의 머리싸움, 완공 후 어김없이 찾아온 죽음의 계곡도 처절하게 경험했다. 가장 무서운 스트레스는 사람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스트레스가 스토리로 바뀌어 있곤 했다. 신기했다. 그 때 알았다. 건물은 벽돌과 돈으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지어진다는 것을.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W-스토리>

그리고 내 영혼에 스며들고 새겨진 스피릿이 있었다.

스트레스를 스토리로!”

나는 방문객들에게 말한다. 건물 구경은 더 좋은데 가서 하고 이야기를 들어 보라고. 건축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부터 내 삶의 이야기를 건네다 보니 어느새 나는 이야기꾼이 되어 있었다.

언어 연구학자 존 닐(J.Niles)은 말한다.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존재다.” 그가 규정한 이야기 하는 인간호모 나랜스(Homo Narrans)’라 부른다. 따지고 보면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는 그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붙잡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미래가 결정된다.

정보사회의 태양은 지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곧 온다.”고 선언한 것은 롤프 옌센이다. 그는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미래의 전쟁은 콘텐츠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니라 멋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교육은 자신과 상관없는 사실이나 숫자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문법이 되는 자신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과연 나는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일까? 오늘도 내가 내게 묻는 질문이다.(사진은 작가 이영렬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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