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6-07 07: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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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2:24)
누구라고? ‘그의 아내’? 그러면 남의 아내와 결혼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변이주박사(국어학)의 지적에 의하면 대표적인 오역이다. 영문 ‘his wife’를 번역한 결과라 그렇게 되었다. 재귀사(자기)로 표현하지 않고 대명사(그의)로 표현하면 창세기 2:24절의 남자는 남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라는 해괴한 문장이 되어버리고 만다.
때문에 정확한 번역은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자기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2:24)고 해야 옳다.
또 하나 새김질 해 볼 단어가 결혼혼인이다. 사전은 모두 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되는 일을 가리킨다. 하지만 한자의 의미로는 달라진다. 결혼(結婚)맺을 결’() ‘장가들 혼’() 장가든다라는 뜻이다. 혼인(婚姻)장가들 혼’() ‘시집갈 인’() 장가들고 시집간다는 뜻이다. 이래서 우리나라 헌법이나 민법 등 모든 법률 용어는 결혼이 아닌 혼인이다. 결혼신고라 하지않고 혼인신고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편의상 결혼이라고 썼지만 우리는 혼인예식이라고 했다. 두 아이에게 디테일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나는 부부란 말을 좋아한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앞도 뒤도 똑같은... 자연스레 부부의 철학과 생각이 혼인예식에 반영되고 있었다. 식장의 좌석배치부터 달랐다. 신랑과 신부가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했다. 양가는 뒤에서 앞으로가 아닌 양 옆에서 나란히 입장했다. 혼인을 승낙한 양가의 부모가 먼저 입장했다. 결혼도우미 어셔(Usher)와 달리 앞서 이끈다는 의미이고 뒤따르며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가운데 지점에서 만나 서로 가볍게 인사를 하고 혼주석에 앉았다. 드디어 신랑 신부가 입장을 하여 우주의 중심에 섰다.
손님맞이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모든 혼인예식에서 신부는 대기실에 머문다. 마치 쇼윈도의 마네킹 같다. 나란히 하객을 맞이해야 환대가 아닌가? 예준이와 하은이는 정문로비에 서서 하객들을 맞이했다. 혼인을 위한 기도도 양가의 어머니가 전화와 카톡으로 주고받은 것을 정리하여 공동기도로 드렸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배려였다.
이 세상 어머니의 기도만큼 간절한 기도가 또 있겠는가? 아내의 목소리는 많이 떨렸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두 아이가 살면서 힘들 때면 엄마의 기도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엄마의 마음을 새길 것이란 믿음이 있다.

오늘 부모를 떠나 독립된 한 가정을 이루게 하신 주님
이제 예준이와 하은이를 떠나보내며 이들 뒤에 물러서서 조용히 기도합니다.
주님
이 가정의 주인은 이제 오직 주님 한분뿐이십니다.
이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서로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과 영혼이 주안에서 온전히 하나 되는 축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이 가정 안에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주님 영광의 아름다움이 찬란한 태양처럼 빛나게 하시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은 형통함과 풍성함이 있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가정되기를 기도합니다.
서로를 향한 사랑의 넓이와 깊이와 높이가 십자가 사랑 닮게 하옵소서.
때로 부족함과 미성숙과 상처와 죄성 때문에 흔들릴 때라도
율법이 아닌 은혜를 붙잡게 하옵소서.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도 찬란한 새벽의 고요를 만들고 계시는 주님!
그 주님 앞에 무릎 꿇으며, 주님 손 같이 붙들고, 주님과 함께 일어나 걷고 춤추게 하옵소서.
주님, 목회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가정입니다.
가르침과 삶을 일치키기 위한 거룩한 몸부림을 통해
주의 선한 영향력이 흘러넘치게 하옵소서.
죽어가는 영혼이 소생하는 사랑의 산실되게 하시고
지치고 고단한 영혼들이 환대받는 쉼터 되게 하시며
아픈 영혼들이 회복되는 영혼의 치유처 되게 하옵소서.
가정의 천국, 천국의 가정을 이루어 주님과 우리 모두의 기쁨이 되게 하옵소서.”

그렇게 해서 예준이는 자신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었고 부부가 되었다.

(엄마들이 나란히 서서 기도하는 모습, 신랑 신부를 중심에 둔 좌석배치의 모습. 새출발 때는 거꾸로 신랑과 신부가 십자가를 향해 앞서고 부모가 뒤따랐다. 이제는 그들이 인생 길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부모는 뒤에서 기도로 돕고 지원하는 자로 남겠다는 다짐의 표현이었다. 마지막 사진은 손님맞이와 기념촬영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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