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3-02-02 14: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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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언어는 범접할 수 없다. 한칼에 자르는 쾌도난마가 있다. 짧은 단문은 항상 깊은 생각을 던진다. 그는 수박을 쪼개는 것 조차도 이렇게 표현한다.

“수박은 천지개벽하듯이 갈라진다. 수박이 두 쪽으로 벌어지는 순간, ‘앗’ 소리를 지를 여유도 없이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
나는 이 대목에서 물이 포도주로 바뀐 사건을 떠올린다. 나도 모르게 그의 언어를 흉내 내 본다.
“뜨거운 불맛을 본 호박이 해바라기로 피어났다. 거기 고흐가 있었다.”
고흐만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샤갈이었다. 샤갈은 생명과 희망과 삶의 기쁨을 표현한 색의 대가다. “비스켓이 딸기를 머금고 포도를 탐내자 까나페가 스테인드글라스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손을 뻗쳐 입에 넣는 순간 온몸이 색에 물들며 모두가 색채예술가가 되었다.”
이번에는 고갱이 작품전을 찾아왔다.
“병풍에 서 있는 저들을 보라. 저들이 묻고 있는 질문이 곧 고갱의 물음이었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이번 작품전을 위해 내 아내 김향숙이 차려놓은 파티장의 환대가 그들을 소환해 냈다. 모두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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