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1-03-02 09: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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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일예배, 김순호집사의 토크를 중계합니다.

제게는 삶과 신앙의 토크를 준비함에 있어 항상 부담감이 있습니다.

하얀 도화지에 내 삶에 어떤 그림을 그릴까 먼저 물음표를 던지곤 합니다. 때론 억지로 밑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다시 마음에 안 들면 그림을 지워 다시 그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토크는 왠지 모르게 그림을 그리기 전 이미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2월의 그림일기 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2월 한 달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사업을 하신 분 들은 다 아시겠지만 2월은 일하는 날들이 너무 짧고 휴일도 많습니다. 흔히 말해서 노가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춥고 배가고픈 달이기도 합니다. 직원 월급도 줘야하고 상여금도 줘야하고 자재비도 줘야하고 온통 돈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이런 힘듦을 누구에게도 내색 못하는 성격이기에 혼자 끙끙 앓기만 했습니다. ‘자금을 어떻게 구하지? 대출을 받으면 되겠구나했는데 저의 신용도로는 거의 제로 수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들은 여행이라도 갔다 오자고 합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남들 줄 돈도 없는데 여행이라니.... 저에게는 턱도 없는 소리였습니다! 명절 끝나고 나서 하루하루가 맨발로 자갈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족은 여행을 가자고 하고 찬슬이는 제주도 가자고 울기까지 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용돈을 틈틈이 모아 가족 여행을 일 년 넘게 기다린 탓이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그저 아이들에게 근심어린표정에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화요일 제주도 탑승권을 예매했다고 합니다. 정말 속으로 장작불이 타오르다 못해 순식간에 장작이 폭발했습니다.

남의 속도 모르고! 이게 뭐야? 나 참....”

아내에게 당장 취소하라고 아이들보는 앞에서 성질을 부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 순간에 흐르는 가족들에 실망감이 피아노 건반에서 맨~~~ 왼쪽 끝에 있는 저 저음이었습니다.

~~~~’

시간이 지나고 지쳐있는 저의 모습을 본 가족들이 다가와 말했습니다.

윤슬이는 아빠! 나 돈 많이 모았어. 통장에 98만원 있어!”

찬슬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아빠! 나 제주도 안 가도 돼....~~”

시온이는 아빠! 힘 내세요~~우리가 있잖아요~”

아내는 말했습니다.

여보, 아이들이 제주도 안가도 된데~~ 용돈 모은 거 여보를 위해 사업 자금으로 사용하겠데~~”

그 고사리 손으로 모은 자기 용돈을 보태겠다니...그 마음들은 따뜻했습니다. 가정은 아주 작은 사회이자, 작은 가족들이, 작은 마음을 모아 저에게 작지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다른데서는 힘을 얻지 못했지만 가족에 이 끈끈한 마음들...

어느새 제 마음도 제주도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 배가고파 저희 가족들은 어느 식당에 음식을 주문하고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식당사장님은 너무 보기 좋다며 큰 웃음을 지으며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디서 왔니~?

그러자 시온이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한국에서 비행기 타고 왔어요.”

식당 사장님은 깔깔대며 아~그래~~한국에서 제주도에 와서 좋겠다~

다시 한 번 식당은 완전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시온이는 비행기를 타고 왔기에 아마 외국에 온 것으로 착각 했었나 봅니다. 시온에 덕에 코로나19 시대에 해외여행 까지 덤으로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에서의 하루...하루...하루...모든 순간들이 소중한순간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돌아오기 전에 바닷가에서 태풍급 바다폭풍도 보게 되었을 때 우리 가족들은 그 자연에 신비에 입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바다의 그 폭풍을 보며 찬양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눈물방울 모여 생명의 강을 이루고...

강줄기는 한데모여 넓은 바다가 되네...

그 바다위에 바람을 부실 때..

거룩한 폭풍 일어나네

홀리퍼펙트 스톰 얼라이즈 주님에 폭풍 불어와 새 일 행하시네...

물론 제주도에는 각종체험놀이와 먹거리도 많았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자연의 폭풍과 마음에 폭풍들...그 새 힘에 폭풍, 거룩한 폭풍이 제 마음에서 지금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문장에서 쉼표라는 점하나 이토록 좋은 것을 제가 일하면서 많은 것을 놓쳐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힘에 원천은 가족이라는 사실... 아무도 도움주지 못 할 때에 가족이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고속도로를 달려 왔었다면 이젠 주의를 둘러보며 쉴 수도 있는 지방도로로 달려야 한다는 것, 사업이라는 핑계로 오로지 직진 본능만 있었던 나... 가정이라는 큰 씨앗을 준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힘들어 지쳐 쓰러져도 불쌍히 여겨 구원해 주실 은혜의 주님을 찬양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청란교회는 매주 이렇게 삶의 현장, 일상을 고백합니다. 거기 주님이 웃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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