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11-26 11:32:06
네이버
첨부파일 :

8년 전에 찍어본 사진이다. 장난삼아 시도해 본 것이었다. 사람들이 보고 묻는다.

저만큼 읽었다는 거죠?”

그냥 말없이 웃는다. 그러면 다시 묻는다.

쓰신 책이에요?”

고개를 끄덕이면 그제야 와 꿈을 이루셨네요.’라 한다. 혹자는 버킷리스트로 해석하고 누구는 희망과 꿈을 이야기한다.

어제 내 방을 찾아온 손님 중, 한분이 늦은 저녁 문자로 물어왔다.

우문입니다. 오늘 키까지 닿는 저서를 보며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담아낸다면 무얼까...궁금했습니다.

난 새벽녘에 온 문자인 줄 알고 얼른 답했다.

고맙습니다. 제게는 ‘Void &Solid’(비움과 채움)입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고백입니다. ‘아임 디깅(I’m digging)’”

감사하다는 답신에 조금 긴 글로 다시 답했다.

이런 질문을 해 주신 분이 처음이라 당혹스러웠습니다. 동시에 그 깊이에 탄복하며 옷깃을 여미게 되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누구도 묻지 않았습니다. 아니 답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는 도전과 성취’, ‘미래의 꿈’ ‘인문학’... 그냥 ~’하기도 했을거고요. 제게는 높아짐과 낮아짐이기도 했습니다.

짧은 질문으로 긴 생각을 가져다주어 고맙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더 묻고 들어경청으로 살겠습니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주님께 제 하루를 묻기 위해 아내랑 주기도문 길을 떠납니다. 산 위에 올라 어제 나눈 이야기를 기도하고 주님의 도움을 구하겠습니다. OO대표님을 위한 기도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오늘 나는 비로소 기도의 정의를 경청(傾聽)’이란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다. 질문에 답하다 얻은 덤이었다.

 

%5B%ED%81%AC%EA%B8%B0%EB%B3%80%ED%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