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6-02 09: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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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많은 번역본들 중 흠정역’(欽定譯)이 있다. 한자어의 흠정’(欽定)왕이 몸소 제정함이란 뜻이다. 영국의 왕 제임스 1(재위기간 16851688)에 의해 주도되었다.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영국을 온전히 독립시키고자 함이었다. 제임스 1세의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이기도 했다. 때문에 킹 제임스 성경(K.J.V. King James Version)이라고도 한다. 신구약 성경을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 원전에서 직접 영어로 번역을 지시한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고전문헌학자들이 동원된다. 성경학계의 최고 석학들 54명으로 채워진다. 그들은 번역과정에서 킹덤’(kingdom)등 수많은 단어를 조어(造語)한다. 1611년 빛을 본 흠정역은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전 세계 기독교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주일이었다. 청란교회에 예배에 참여한 몇 분과 식사하는 자리였다.

저희 교회는 작은 교회를 지향합니다.”

이 말 끝에 홍순철장로님이 이렇게 대꾸하신다.

작은 교회 맞습니다. 은혜를 만드는... ‘작은’(作恩)교회 말이지요.”

그의 조어력에 놀랐다. 홍장로님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도 바꾸어 말씀하셨다. “자궁에서 천국까지

고전학자 배철현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중요한 개념들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고, 그것에 알맞은 단어를 조어’(造語)하는 행위가 한 국가의 초석을 마련하는 거룩한 일이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

나는 거룩한이란 말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꼭 성경번역만일까? 일상에서의 조어력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면 그 또한 배교수가 이야기했던 국가의 초석을 마련하는 거룩한 일일 것이다.

작은(作恩) 교회

청란교회는 태풍은 아니어도 작은 산들바람이 되고 싶다. 큰 바다는 아니어도 실개천의 작은 물줄기는 되고 싶다. 청란교회는 확실히 작은(作恩)교회가 맞다.

(그림은 한국기독교목회자지원 네트워크 이근복목사가 그렸다. 청란교회는 지성소의 크기인 6평이다. 작지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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