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0-02-18 08: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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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생’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와!!!’
근현대사의 가장 굴곡진 해가 아닌가? 고종황제가 서거한다. 그 여파로 3.1운동이 일어난다. 민족혼이 깨어나는 순간이다. 상하이의 대만민국 임시정부에서 임시헌법이 공포된다. 갑자기 역사의 거대한 물결이 일렁이는 충동을 느낀다.
수목장의 중심에 자리 잡은 고(故) 김영희권사님, 하이패밀리가 이 곳 양평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가평의 땅 1,200평을 기증했던 최송희권사님의 모친이다. 지난 토요일 안치식이 있었다. 정확하게 101세를 사시고 가셨다. 기부자의 가정에 작고 작은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이른 아침, 찾아뵙는다. 하이얀 이불을 덮었다. 우리 선조들은 봄눈을 춘설(春雪)이라 하여 한 해를 축복하는 서설(絮雪)로 여겼다. 하나님도 기뻐하셔서 하이얀 이불을 덮어 주신 걸까? 새들도 와서 노래하고 있다.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 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송그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정지용의 명편 <춘설(春雪)>을 추모시로 바쳐 본다.
눈 덮인 수목장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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